1. 정신의 네 가지 기능
네 가지 기능은 아래의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서로 상극의 역할을 한다.
1) 합리적 기능 / 사고와 감정
2) 비합리적 기능 / 감각과 직관
1. 사고
사고란 주어진 관념내용을 그 고유의 법칙에 따라 서로 연관시키는 정신 기능이다.
사고라 하면 판단 작용이 수반되어야 한다. 단순한 연상작용이 아니라 능동적인 사고작업과 저절로 일어나는 수동적이 사고 작업이 있다. 어떤 목적을 향하여 방향지어진 사고로서 의지적 판단작용이며 합리적 기능이지만, 후자는 일종의 직관적 사고로서 비합리적 기능이다. 또한 감정적 사고가 있다. 논리적 원칙을 따르지 않는 감정에 종속된 사고이다.
사고는 두 가지 원천에서 나온다. 하나는 주관적인 궁극적으로 우리가 잘 모르는 무의적인 원천에서 주어진다. 또 하나는 감관을 통한 지각으로서 전달되는 객관적 사항에서 주어진다. 이러한 사고는 판단 작용인데 판단은 평가기준을 전제로 한다. 외향적 판단은 주로 객관적 관련성에서 빌려 온 평가 기준이 유효하고 결정권을 갖는다. 내향적 판단은 내적인 추상적 사실을 판단기준으로 한다.
그리고 이 사고란 아무리 객관적 소여에서 출발하고 객관적인 것으로 향하는 경우일지라도 언제나 생각하는 주체와의 관계를 맺고 있는 이상 주관적인 사고 과정이 병행해서 일어난다. 외향적 사고는 사실의 제시로서 절대적 진리를 주장하여 사고의 주관적 요소를 배제하고 극단적 내향적 사고에서는 주관적 관념을 절대시하고 객관적 사실성을 무시한다.
외향적 사고형에서 가장 억압되는 것은 사고기능의 대극인 감정기능이다. 그래서 감정에 의존하고 있는 모든 생명형태. 즉, 미적 활동, 취미, 예술감상. 종교적 체험같은 것이 소활해질 수 있다. 무의식에 잠김 감정은 미분화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상당히 어린애 같은 순수성을 나타내거나 폭군적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자기중심적이고 독선적인 특징을 띤다. 외향적 사고형의 무의식에 있는 열등한 상태의 내향적 감정이 비로소 밖에 나타나는 것이다.
내향적 사고형은 외향적 사고형이 비교적 객관적이고 현실에 부응하는 가치관을 나타내는 데 방하여 이념의 세계를 구축하는 데 범용한 현실에 구애받지 않는다. 세상사람들로부터 어떤 판단을 들어도 크게 영향받지 않는다. 따라서 이상론자, 위험한 사상의 소유자로 불리기 쉽다.
2. 감정
융은 감정을 표상이나 지각의 2차적 현상으로 보지않고, 하나의 독립된 기능으로 본다. 감정은 무엇보다도 자아와 주어진 내용 사이에 일어나는 과정으로서 그 내용에 받아들이든가 돌려보내든가 하는 일정한 가치를 부여하는 과정이며, 그때그때의 일시적인 의식의 내용이나 일시적인 지각과 관계없이 따로 ‘기분’으로 나타날 수 있는 과정이다.
감정은 사고나 마찬가지로 이성의 법칙에 따라 진행되는 판단의 한 양식이다. 그러므로 합리적 기능이다. 단지 개념적인 관련성을 형성하지 않는 것 뿐이다.
외향적 감정과 내향적 감정은 사고의 경우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외향적 감정은 객체적 기준이 그 감정 판단의 근거가 되고, 내향적 감정에서는 주체의 기준이 판단의 근거가 된다. 그러나 감정은 사고와 달리 개념적 설명이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복잡한 감정은 개념의 한계 밖에 있는 것이다.
3. 감각
감각이란 물리적 자극이 인식을 매개하는 심리기능이다. 감정과는 별개의 독립된 기능이다. 다만 감정과 감각이 섰여서 감정적 색조 또는 정감으로 나타날 수는 있다.
감각은 추체적 감각과 추상적 감각을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구체적 감각은 순수하게 나타나지 않고, 상상, 감정, 사고와 섞여 나타난다. 추상적 감각은 섞여 있지 않고 그 자체의 원리에 쫓아서 지각하는 것으로 미적(美的)감각이라 부르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예를 들어, 한송이 꽃이 있다. 구체적 감각이라면 꽃의 빛깔 뿐 아니라, 봄으로써 일어나는 감정, 상상, 꽃의 종류, 향기 등을 포함한다. 추상적 감각은 붉은 빛깔만을 의식하는 것이다.
융은 감각과 직관을 두 개의 서로 상호보상하는 대극으로 본다. 감각이 의식적 지각이라면 직관은 무의식적 지각이라고 말한다. 정상적인 감각은 상대적이어서 자극의 정도에 어울리지만 병적인 감각은 비정상적으로 약하든가 강하다. 비정상적인 감각의 억제는 다른 기능이 이보다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며, 감각의 비정상적인 강화는 감각이 다른 기능과 비정상적으로 섞이기 때문이다.
감각도 외향적 감각형과 내향적 감각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외향적 감각형은 어떤 형과도 비길 수 없는 현실주의자라고 융은 말한다. 그의 객관적 사실을 감득하는 능력은 비상하게 발달되어 있다. 그는 구체적인 사물에 대한 현실적인 경험을 쉴 새 없이 쌓아 나가는 사람이다. 그는 항상 새로운 그리고 강렬한 감각적 자극을 주는 대상을 향하여 이를 감득해 나간다. 이런 형은 실무에 밝은 행정가, 사업가, 기술자에게서 흔히 본다.
내향적 감각형은 객관적 자극에 의해서 생긴 주관적 감각 부분에 따라 그 행위가 결정된다. 객체는 그에게 있어 그리 중요한 존재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외향형에 비해 고도로 예민한 감각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것을 자기 나름대로 흡수하여 감상하는 것이다. 얼굴에는 표정이 없고 한 곳을 응시하나, 안으로는 미세한 스펙트럼같이 감각을 흡수해 들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러한 형은 결코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무난한 사람이 아니다. 주위에 압박감을 주기 쉬우며, 쉽게 화를 낼 가능성이 있으며 지배욕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 내향적 감각형의 무의식에 가장 심학 억압되는 것은 직관기능이다. 직관적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그것의 의미를 해석하고 판단하는데 더 주력하기 때문이다.
4. 직관(直觀)
직관이란 무의식적인 방법으로 인식을 유도하는 심리기능이다. 직관이란 그 파악하는 내용이 무엇이든 하나의 본능적 파악이다. 감각과 마찬가지로 비합리적 인식기능이다. 우리는 직관이나 감각을 사고나 감정처럼 어떤 이성의 법칙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직접 발견하고 직접 지각한다. 그러므로 직관적 인식은 확실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직관도 내적 관조냐 외족 관조냐에 따라 내향적, 외향적으로 구별된다.
외향적 직관형은 그 객체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파악하고 그것이 객관 세계에서 실현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데 비상한 능력을 발휘한다. 그래서 기업가, 상인. 신문기자, 정치가 같은 경우에서 많이 발견한다. 즉, 미래를 창조하는 형이다. 문제는 너무 외향적 직관기능에 사로잡히면 이성적으로 자기의 인식을 정리하고 저장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감각도 소홀히 한다. 자신이 신체감각까지도 소홀히 하여 과로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이나 사고 또한 이 형에서는 열등기능에 속하므로 그는 타인에 대해 따뜻한 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보이지 않으며, 이성적으로 따지지도 않는다.
내향적 직관에 지나치게 사로잡히면 열등한 외향적 감각기능은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의식의 태도와는 대립되는 경향을 취해서 강박적으로 의식을 자극하여 여러 가지 불쾌한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그는 쉽게 충동에 사로잡히며, 강박적으로 객체적 감각에 구속된다. 그래서 의식의 직관적 태도를 훼방하게 된다. 흔히 보이는 증상으로 신경증, 과민상태 등이다.
중요한 것은 “열등기능의 인식과 자기실현”이다.
누구나 어느 하나의 주기능 또는 우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열등기능을 알 수 있는 쉬운 경험은 “그가 어디서 미련(미성숙)한가?”를 보는 것이다. 그리고 열등 기능을 의식화해서 이를 발달시키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먼저 필요한 것은 자신의 열등성을 받아들일 용기가 필요하다. 열등 기능은 열등한 상태로밖에는 자기의 모습을 달리 드러낼 수 없는 것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열등기능을 외면하거나 가두어두면, 그 몇배의 파괴력으로 남에게 해로울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파괴하게 됨을 인식하여야 한다. 그리고 결단이 필요하다. 열등기능의 의식화에는 주기능의 일시적인 희생이 필요하다. 열등기능을 의식화하는 것이 힘들고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일단 그 기증이 체험되면, 새로 경험한 것에 대한 강한 충실감을 보상받는다.
무엇보다 자신의 열등기능을 인정할 때, 다른 사람에 대한 수용력과 이해심이 넓어진다. 그 결과 인격의 성숙함을 이루어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삶을 창조적으로 개발해 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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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9 16:39: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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