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키즈스탄 소식

제목  11월 선교 소식
이름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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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25:1 “여호와를 의뢰하는 자는 시온산이 요동치 아니하고 영원히 있음같도다”

최근에 설악산에 눈발이 내렸다는 뉴스를 읽었습니다. 여기는 여름에도 만년설을 볼 수 있는 곳이니 봄이나 가을에 천산산맥을 넘는 경우에 흔히 눈 구경을 하곤 합니다. 해발 천 미터에 주로 위치한 남부 도시들의 경우 이제는 사람들이 두꺼운 잠바와 내복을 입고 다닐 정도로 확실한 겨울이 왔습니다.

올 한 해는 많은 외국인들에게 노동권과 비자 연장이 쉽게 해결되지 않아서 특별히 어려운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노동권과 비자를 받지 못해 사역지를 옮기는 사람도 생기고 있는 걸 보면 그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보통은 넘어 보입니다. 제 경우도 좀 어려웠지만 다행히 여러 사람들의 기도와 도움을 받는 가운데 태권도를 통해서 노동권을 연장 받게 되어 감사합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외국인들에게 노동권을 주지 않는 이유는 단지 종교적인 이유뿐만은 아닌 것 같고,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미국 유럽과 러시아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부터는 키르기즈스탄도 러시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이 현재 가맹해 있는 유라시아연합에 공식적으로 가입하게 될 것 같습니다. 중앙아시아가 러시아와 통합하게 되면 일단 물가수준이 러시아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을 많이 하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 들어오는 물품에 대한 관세가 많이 오르게 될 것이라는 말들이 현지인들 사이에 오고 가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키르기즈스탄의 환율은 1년 전보다 20% 이상씩 급등하였는데, 아직도 언제까지 환율이 오를지 끝을 가름할 수가 없습니다. 외부로부터 달러를 송금받는 사람들에게는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겠지만, 현지의 물가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서민들의 생활은 많이 어려울 것 같고, 저희처럼 일부 크고 작은 무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대단히 어려운 시기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지화를 벌어도 달러로 환산하면 20% 이상씩 손해를 보고 있으니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지난 달 밧켄에서는 장애인 합동결혼식이 있었습니다. 이곳 사람들도 결혼상제를 위해서는 소를 팔고 전답을 저당 잡히며 사치하며 잔치를 합니다. 하지만 가난한 장애인들은 평생의 소원인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채 가정을 이루며 사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물론 장애인이 아닌 경우도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사는 일이 흔합니다. 밧켄에서 처음으로 장애인 다섯 쌍이 성대하고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는데, 주지사를 비롯한 여러 공직자들이 참석하여 축하를 해 주었으며, 참석한 가족들과 하객들이 장애인 결혼식을 성사시켜 준 박 베르멧에게 깊은 감사를 전달하였습니다. 덩달아 함께 축하해 주기 위해 참석한 한국인들을 가족처럼 여기며 깊은 감사를 표하는 것을 보며, 백마디 말보다 진심어린 사랑이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과 영향을 주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크즐키야로 이사한 이후 키르기즈스탄 남부 지역 태권도가 더욱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어서 태권도 교육과 여러 가지 대회와 심사들 때문에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습니다. 올 한 해에만 승단자가 20명이 넘었고, 남부 지역 전체 수련생들은 450명에 육박하고 있는데, 앞으로 사범들이 세 개 주에 모두 세워지게 되면 기하급수적으로 수련생들이 증가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단지 숫자만 성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실력에 있어서도 점점 수도권의 아이들과 견줄만한 정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다만 키르기즈스탄의 협회에 한국의 태권도계의 부정부패 못지 않은 부패문제가 대통령에게까지 드러나서 한 바탕 키르기즈스탄의 태권도계가 시끄러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부 지역의 태권도는 제가 홀로 개척한 것이라서 제 제자들을 중심으로 일치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도리어 남부 지역이 북부 지역을 앞지를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혼자 개척하면서 여러 명의 현지 사범들을 세웠지만 다수가 러시아로 떠나 버렸고, 한국 사범들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안도 해 보았지만, 한 명도 호응하는 사람이 없어 외롭고 힘들 때도 많았습니다. 오쉬에서 바트켄으로, 바트켄에서 크즐키야로 이사를 다니면서 개척한 체육관들이 이제는 조금씩 발전해 가고, 현지 사범들도 태권도를 통해서 충분한 수입을 확보하며 안정적으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사범이 되려는 꿈을 가지고 수련하는 아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키르기즈스탄에서의 저희의 삶에 대단한 열매는 없어 보입니다. 아직도 저희들의 인생이 그렇게 성공적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편지를 쓸 때마다 무엇에 대해 써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할 만큼 자랑할 이야기도 없습니다.
제가 요즘 묵상하는 것은 키르기즈스탄 어디를 가나 우뚝 솟아 있는 거대한 산들입니다. 인간 세상에는 온갖 크고 작은 일들이 벌어지고 소동이 일어나도 항상 제 자리를 지키며 세상을 잠잠히 지켜 보는 듯한 산이 너무 듬직해 보입니다. 저희가 키르기즈스탄에 15년을 살면서 숱한 역경들이 있었습니다. 위험한 정치적인 격동기가 반복되었습니다. 태권도를 통해서도 여러 가지 방해와 실망을 경험했고, 지금도 협회가 시끄럽습니다. 한국으로 떠나 보낸 자녀들은 한결같이 성장통을 경험하며 지금도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땅에서 노동권과 비자를 언제까지 가까스로 연장 받으며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나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으려는 문제들은 수도 없이 반복해서 평생을 따라다닐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흔들리지 않고 제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싶습니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날마다 산을 묵상해 봅니다. 세상에 그 어떤 난리가 나도 항상 제 자리에 머무르며 요동치 않는 견고하고 듬직한 산이 되고 싶습니다. 내가 세상의 흔들림에 이끌려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나의 주변에 머물면서 세상의 일들 때문에 지치고 힘들어 했던 사람들이 언젠가는 다시 기억하고 찾아와 의지할 수 있는 산이고 싶습니다. 혹은 저희의 자녀들이, 혹은 저희의 제자들이 내가 산을 바라보며 느끼는 것을, 저를 바라보면서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여호와를 의뢰하는 자는 시온산이 요동치 아니하고 영원히 있음 같도다”

기도제목
1. 현지 목회자들에게 말씀의 능력, 성령의 권능을 주시고, 현지 교회들에게 뚜렷한 목표의식과 열정을 주시도록(심각하게 결여됨)
2. 외국인 사역자들의 노동권과 비자 연장이 순조롭게 해결되도록
3. 2015년 이후 유라시아연합 가입 이후 키르기즈스탄의 정치 경제가 잘 적응하고 안정되도록
4. 태권도 사범들이 키르기즈스탄 남부의 세 주(잘랄아밧, 오쉬, 바트켄)와 시 군 단위에 모두 세워질 수 있도록, 올 해 마지막 남부 태권도 대회(22일)가 성공적으로 치루어지도록
5. 한국의 자녀들이 자신들의 인생을 하나님께 의탁하며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2014-11-04 10: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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