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키즈스탄 소식

제목  선교 편지
이름  최
첨부


계12:11 “또 우리 형제들이 어린 양의 피와 자기들의 증언하는 말씀으로써 그를 이겼으니 그들은 죽기까지 자기들의 생명을 아끼지 아니하였도다”

요즘 따라 마음이 어지럽고 무겁습니다. 주영이의 문제도 있지만, 은밀하게 느끼는 주위의 압박이 적지도 심상치도 않습니다. 무슨 일이 있을 것 같은데 그 일이 무엇인지 알 수도 없고 또 피해갈 수도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꼭 주영이가 꿈 속에서 꾸었던 상황과 같군요. 하얀 방 안에 갇혀 있는데 출구를 찾을 수 없어 당황하는 사람이 딸 아이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저께는 평소와는 달리 새벽 4시가 되기 전에 일어나서 세 시간 동안 하나님을 향해 따져 보기도 하고, 불평도 해 보았습니다. 너무너무 답답하고 힘들어 죽겠다고, 왜 이런 방식으로 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왜 하나님은 그렇게 은밀하고 답답하게 일하고 계시는지 모르겠다고 따져도 보았습니다. 복음을 전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 넣고 복음을 전하게 하시고, 어쩌다 믿는 사람이 생길라 치면 굶주리고 사나운 들개 떼들이 마구 달라 붙어 물어 뜯는 것처럼 가족들과 이웃들로부터 핍박 받는 일들이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하는지, 왜 좀 핍박 없이 믿을 수 없는지,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그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는 나의 무지함과 무능함과 무력함 때문에 목놓아 울어 보았습니다. 주위는 온통 미전도 마을들과 도시들로 가득한데, 누구 하나 관심 갖지 않고 있는 이 땅을 왜 나는 마음에서 떠나 보낼 수 없는지, 왜 그들을 보면 마음이 한 없이 아픈지, 내가 왜 이 일에 이처럼 매여서 살아야 하는지, 왜 자식들에게 무자비하고 무정한 부모가 되어서 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며 살아야 하는지, 몇몇 사람이 이렇게 산다고 과연 이 땅이 변하는 소망의 날은 올 것인지, 그 날은 언제나 올 것인지, 하나님은 도대체 이 땅에 무슨 계획을 갖고 계시는지 알 수 없어서 답답하기만 합니다. 주위에 있는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들과 이웃들을 바라보면 자신들에게 닥쳐 올 지옥의 고통과는 전혀 상관 없이 잘도 살아가는데, 나는 왜 그들 때문에 마음이 시리고 아프고 답답한지 한숨만 나옵니다.

어제 오늘은 은근히 나를 시험해 보고 조사하는 듯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미 과거에 집회를 갖다가 잡힌 적이 있어서 블랙 리스트에 올라가 있는데, 그런 활동을 하고 있는지 다시 조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곳에 온 이후 내 주위 사람들을 가끔 조사한 적은 더러 있었고, 학원장을 통해 으름장을 놓은 적도 있지만, 최근처럼 나를 직접 지목하고 조사하는 것을 보면 머지 않아 이곳에서 추방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 삶이 각박하고 힘드시죠? 이 땅의 믿는 사람들만 힘들고 피곤한 줄 알았더니, 곰곰히 생각해 보니 고국의 형제자매들도 다 고생하며 살긴 마찬가지더군요. 떼를 쓰고 울며 아버지의 넓은 가슴팍을 두드리는 아이처럼 가끔은 하나님의 품에 안겨 마음을 토로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내가 알고 있는 한국 사람들 하나하나 생각해 보니 한결같이 삶과 씨름하고, 병들어서 고통스러워 하고, 가지각색의 이유로 가족들 때문에 아파하며 사는 사람들뿐이더군요. 이 세상에서의 삶은 성경에서처럼 “왜” “어찌하여” 라고 부르짖는 삶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고난과 고통, 물론 우리도 최종적인 답은 다 알만큼 알고 있지만, 뚫고 나가야 하는 길은 결코 한 마디로 간단하게 말할 수 있는 답처럼 그렇게 쉽지만은 않더군요. 기도하면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고, 또 언젠가는 하나님께서 보상해 주실 것도 다 알고 있지만, 삶은 어제뿐만 아니라 오늘 현재도 힘들고 내일 역시 힘들 수 있습니다. 어제 오늘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해 보고 겪으며 살았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욥이 말한 것처럼 인생은 고난을 위하여 났나니 불티가 (무수히 그리고 끊임 없이) 위로 날음 같으니라 하던 말 그대입니다. 일흔이 넘어서도 손에서 일을 놓지 못하시는 저희 어머니의 삶은 더 더욱 그렇습니다. 때로는 이런 여정이 속히 끝나기를 바랄 때도 많지만, 어쩌면 그냥 현재의 힘들어 하는 자리에서 잠시 땀을 닦고 숨을 돌렸다가 여정을 계속하는 여유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곳 오지에서의 단순한 삶을 즐겨 보려고 집사람과 배드민턴도 치고, 신약을 헬라어 원본으로 통독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태권도를 하는 아이들과 농구와 축구를 시작했습니다. 훗날에는 아랍어로 꾸란을 연구하기 위해 틈틈이 아랍어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이런 단순한 삶에 만족하며 살려고 하는 소박한 꿈도 시기라도 하는 듯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 일은 알 수 없으니 이 여정 끝까지 외롭고 음침한 골짜기 길 헤치며 가야겠습니다. 고후 4:10 “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

1. 주영이의 마음을 강하고 새롭게 해 주시며, 위로와 감사와 기쁨과 평안을 주시도록

2. 주찬, 주진이가 하나님의 사랑에 붙들려 성령 충만한 하나님의 일꾼들로 성장하도록

3. 이 땅의 핍박 받고 있는 형제 자매들의 믿음이 견고해 져서 끝까지 승리하도록

4. 이 땅에 담대하고 충성된 전도자들이 많이 일어나서 모든 마을에 복음이 전파되도록

5. 우리 부부의 심령에 새 힘을 부어 주시도록

2012-02-10 10:27:02
이름
내용
비밀번호
박진숙 이근도 선교사님과 사모님이 떠오릅니다. 참 많은 생각과 마음이 느껴지네요. 힘내세요.
의견글삭제하기


       

관리자로그인~~


번호

글제목

첨부

성명

작성일

조회

36  소식 3월 2019년 2019-03-23 97
35  나의 삶에 열린 홍해 바다 2016-08-27 434
34  2016년 2월 서신 2016-02-07 367
33  11월 선교 소식 2014-11-04 474
32  6월 기도제목 첨부화일 : ty.jpg (100951 Bytes) 2014-06-13 487
31  2014 4월 소식 첨부화일 : IMG_4885.JPG (881199 Bytes) 2014-04-12 488
30  5월 선교편지 2013-05-20 697
29  1월 기도편지 2013-01-21 763
28  이근도 선교사님 협력 요청 편지 2012-11-02 855
27  간단한 소식 전합니다. 2012-10-27 817
26  여름이 지나며, 사역 소식 2012-09-08 843
25  6월 소식과 기도제목입니다. 이근도 선교 2012-06-23 883
 선교 편지 ... [1] 2012-02-10 989
23  신년 소식 ... [1] 2012-01-26 952
22  연말 소식 2011-12-26 969

[맨처음] .. [이전] 1 [2] [3] [다음] ..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