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키즈스탄 소식

제목  연말 소식
이름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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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성탄과 행복한 새 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항상 이 맘 때면 들뜬 마음으로 바쁘게 새 해 인사를 나누는 것이 습관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너무 빨리 한 해가 가 버린 느낌 때문에, 아니 그다지 특별한 것을 해 보지도 못한 채 한 해를 보내 버린 송구한 마음 때문에 들뜬 마음보다는 서글픈 마음이 드는 듯 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뭘 했나? 그리고 다가오는 새 해에는 뭘 어떻게 할까?’ 몇 가지 소박한 계획은 있지만, 그것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만족시켜 줄 수 있을지는 또 한 해를 지나 보아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단순한 삶을 즐기면서도 초기에는 많은 은혜 또한 경험했었습니다. 사람들이 꿈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기도 했고, 몇 가정이 극적으로 변화되어 돌아오는 것도 경험했습니다. 그들이 한 발짝 한 발짝 믿음의 발자국을 뗄 때마다 부모의 마음으로 그것을 바라보다 흥분하고 기뻐했었던 것이 엊그제 같습니다.

하지만 거센 폭풍우가 이 지역을 강타하기라도 한 듯 동시에 각 가정에 핍박이 몰려 왔고, 그 때문에 세상과 타협하고 떠나 버린 사람들을 바라보는 제 마음은 폭풍우에 쓰러진 추수 밭을 보는 것처럼 처량하고 씁쓸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꿋꿋하게 서 있는 알곡들을 볼 수 있어서 새로운 꿈을 꿀 용기도 갖게 되는 듯 합니다.

미누라와 어디나 두 성도는 자신들의 가족들로부터 지금까지 2년 동안이나 줄기차게 심한 핍박을 받고 있는데도 “하나님, 저희에게 이런 환경을 주신 것도 감사합니다” 라고 기도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은 제가 말씀으로 그들을 위로 하고 싶었는데, 도리어 그들의 기도가 저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이 땅이 얼마나 척박한지 1년 반이 넘게 십 여 명이 매 주 열심히 일하며 넓은 땅을 일구고 대단히 많은 씨앗을 뿌렸지만 아직까지 거의 열매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정말로 이 땅에 필요한 것은 열심히 일하는 일꾼만이 아니라 은혜의 단비임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단비가 내릴 것이라고 기대하며 일하고 있지만, 그 기다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아마 여러분도 충분히 아실 것입니다.

비가 오지 않으면 아볼로가 고린도에서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 물을 주면 그분께서 자라나게 해 주실 것이고, 그렇게 해서라고 어떻게든 수확을 거둘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만,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좀 더 묵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한 때 활짝 열렸던 중앙아시아의 보금의 문은 점점 다시 닫혀져 가고 있습니다. 키르기즈스탄에 이어 카자흐스탄도 새 종교법이 통과되어 모든 교회가 재등록을 해야 하고, 선교사들이 비자를 연장 받는 일과 사역하는 일에 모두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중앙아시아 지역은 러시아와 함께 과거 소련 연방과 비슷한 경제연합을 구성하려고 하고 있는데, 이것은 유럽연합과 유사하면서도 훨씬 더 포괄적인 면에서 협력 체제를 취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앞으로 이 지역의 영적인 환경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는 두고 보아야 하지만, 보다 넓은 지역에서 보금에 대한 방해가 발생할 여지도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현지인들에게 있어서는 국경을 자유롭게 넘을 수 있는 여행의 자유와 같은 긍정적인 측면도 더러 있습니다.


이제 저희는 막내 주영이 마저 한국에 떠나 보내고 밧켄에서는 저희 부부만 생활하고 있습니다. 큰 아들 주찬이는 감사하게도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러시아어학과에 입학을 했고, 둘째 주진이는 지구촌고등학교 3학년에 진급하게 됩니다. 막내 주영이도 내년부터는 지구촌고에 입학하게 되는데, 아주 어렸을 때 한국을 떠나 한국보다 키르기즈스탄에서 더 많이 살았던 탓인지 한국 문화와 생활에 적응하는데 더러 불편한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달 전에 주영이만 혼자 한국에 보냈는데, 공항에서 전철 매표기가 만 원을 먹어 버려 역무원 눈치를 살피며 전철을 타고 내리느라 다섯 시간 동안이나 연락이 단절된 채 헤맸을 때는 안전하게 집에 도착할 때까지 정말 힘들고 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고등학생이라고는 하지만 여자 아이라 아직은 부모인 저희와 함께 지내기를 더 바랬는데, 저희가 지내는 후진국 중에서도 시골 지역의 교육 환경이 너무 열악하고, 어쨌든 3년 후 대학에 진학하려면 저희와 떨어져서 지내야 하기 때문에 조금은 일찍 한국에 보내기로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참새처럼 시끄럽게 떠들어 주던 주영이가 있어서 한국 사람 하나 없는 밧켄에서의 삶이 그렇게 심심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한 번 새끼가 떠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둥지처럼 돌아오기를 기다릴 자식이 갑자기 없어지니 쓸쓸함이 상당합니다.

이제 저희에게는 ‘이 단순한 삶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과제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세운 계획이 지금부터 원문 성경(히브리어와 헬라어)을 읽는 것입니다. 그리고 믿는 아내 때문에 원수처럼 지냈던 지독한 무슬림 터키인 남자 엘디야르가 있는데, 그와 교제하기 위해 매일 한 시간씩 그로부터 아랍어를 공부하기로 했고, 또 지금은 그와의 계속 관계가 극적으로 좋아지고 있습니다.


기도 제목
1. 교통사고로 무릎과 대퇴부를 다친 바끝이 수술 후 잘 회복되도록, 이 사고로 그의 가정이 다시 회개하고 돌아오도록 (지금 다시 병원에서 성경을 읽기 시작함)
2. 핍박 중에 있는 어디나 성도와 미누라 성도에게 믿음과 위로를 더 하시고, 그들을 핍박하고 있는 가족들이 회개하고 주께 돌아오도록
3. 핍박으로 교회를 떠났던 가정들(뷔자라 가정, 아클과 누르칸 가정, 사낫과 박뜨귈 가정, 아나르칸 가정)이 다시금 주께 돌아오도록
4. 보금을 전하는 지역에 은혜의 단비를 내려 주셔서 많은 결실을 주시도록, 특히 성경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결단하고 주께 돌아오도록
5. 누를란과 아이문촉 부부가 대학원과 대학을 졸업하고 밧켄으로 와서 각각 교수와 교사로 사역할 문을 열어 주시도록
6. 나에게 아랍어를 가르쳐 주고 있는 엘디야르와 그의 가정에 은혜를 부어 주시도록, 그가 꾸란과 성경을 비교하고 있는데 진리를 깨달을 수 있도록
7. 감옥에 갇혀 있는 마므헌의 아들, 압둘라가 감옥에서 주님을 만나 악한 마음이 선하게 변화되도록, 마므헌을 핍박한 큰 딸 사아닷과 남편 바끝 가정이 변화되도록
8. 한국어를 배운 바트켄의 젊은이들이 속히 한국 회사들로부터 계약서와 초청장을 받아 한국에 취업을 나갈 수 있도록
9. 밧켄에서 태권도 사범으로 일하고 있는 부녓 가정이 구원 얻도록
10. 큰 아들 주찬이가 주님과 신실하게 동행하며 성실하게 대학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주진이가 대학진로를 올바로 결정하도록, 주영이가 외로움을 잘 극복하고 한국과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11. 저희 부부가 나태해지지 않고, 항상 성령 충만하여 사람들을 사랑으로 품을 수 있도록
기도 부탁이 많습니다. 사실은 훨씬 더 많은데 미안해서 다 부탁 드리지 못한다는 점 잘 아시죠?

2011년 12월 26일 밧켄에서 죤과 안나
2011-12-26 18: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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