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키즈스탄 소식

제목  12월 소식입니다.
이름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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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도 이제 한 달 밖에 남지 않았군요. 이곳 날씨는 10월 말부터 초겨울 날씨를 보이더니 벌써 11월에만 몇 번 함박눈이 내렸습니다. 전에는 석탄을 1톤씩 사고 난로를 때곤 했었는데 올해는 그런 일들이 좀 귀찮아져서 좀 춥더라도 전기 난로에 의존하며 버티기로 했습니다.

그저께는 막내 딸 주영이를 친한 사역자와 함께 한국에 보냈는데, 어제 오전에 인천 공항에 도착해서 늦어도 점심 때쯤에는 부천 할머니 댁에 도착했어야 할 주영이가 연락도 단절된 채 오후 7시가 될 때까지 돌아오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국의 가족들과 저희 부부 모두 안절부절 못했고, 버스를 타라는 내 말은 안 듣고 지하철을 탄 주영이에게 잔뜩 화가 났습니다.

할머니 집에 전화 한 통만 걸어 주었으면 모든 해결될 텐데 전화 한 통 없는 주영이가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주영이를 보낼 때 차비로 충분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하여 가지고 있었던 한국 돈 15,000원을 쥐어 보냈는데, 고등학교 입학원서를 등기로 공항에서 보내고 남은 10,000원을 매표기가 먹고는 고장이 나서 역무원이 안보는 틈을 타서 전철을 타고 내리느라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는 정말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고국이라고는 하지만 외국이나 다름 없는 한국에서 이제 부모 없이 혼자서 익숙하지도 단순하지도 않은 한국 생활을 헤쳐 나가며 힘 있게 뿌리를 내리기를 기대해 봅니다.

큰 아들 주찬이는 한국외대 용인캠퍼스의 러시아어 학과에 합격했습니다. 고등학교 내신 성적이 썩 좋은 편이 아니었고, 또 특별히 뛰어난 외국어 능력 시험 결과도 없었기 때문에 내심 걱정이 되었었는데, 본인이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진학할 수 있어서 얼마가 감사한 지 모르겠습니다.

주영이를 떠나 보낸 후 안나(아내의 현지명)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는데, 아직 홀로 날개짓 하기에는 어린 새끼들을 떠나 보내고 텅 비어버린 둥지만 남은 탓인지 쓸쓸함이 제게도 엄습해 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첫 아이가 낳고 부모가 된 것이 실감이 되지 않은 것만큼이나 벌써 저희가 빈 둥지가 되었다는 것에도 실감이 되지 않습니다. 이제 40대 초중반인데 자식들을 모두 먼 곳에 떠나 보내기에는 어리고 우리 자신이 너무 젊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 나라에서는 지난 10월 30일에 대통령 선거를 평화롭게 치렀고, 총리로 일하던 아탐바예프가 1990년 독립한 이후 이 나라의 최초로 국민의 선거에 의해서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12월 1일에 대통령 취임식이 거행될 것입니다. 과거 대통령의 부정부패와 횡포가 많았기 때문에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제한하는 의원내각제와 대통령제를 병행하는 형태의 정부를 조직하기로 했는데, 민주주의가 아직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한 키르기즈스탄에서 이 제도가 얼마나 순조롭게 적용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 해에 한국어를 공부하여 올해 초에 한국어능력시험에 합격했던 다섯 명의 바트켄 청년들은 아직도 한국에서 계약서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세계 경제가 유난히 어렵기 때문에 한국에서 외국인 취업자를 예년보다 훨씬 덜 필요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이 한국으로 취업을 나가야 제가 가르치는 시사 학원의 한국어반에 대한 인기도 폭발할 것이기 때문에 제게 한국어를 배운 사람들에게 계약서와 초청장이 조속히 보내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바트켄에서 부녓 사범과 함께 새롭게 시작한 태권도 클럽은 매우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처음 부녓이 바트켄에 왔을 때는 할 일이 없어서 힘들었었는데, 이제는 태권도 수련생들도 많이 늘고, 학교 체육 교사로도 일하고 있기 때문에 일이 많아져서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말씀에 대한 마음이 전보다 훨씬 더 열리게 되었습니다. 비쉬켁의 태권도 사범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쉽지는 않지만 더 많은 사범들을 세워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전에 가족들로부터 핍박을 받던 성도들은 여러분의 기도 덕택으로 많이 안정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핍박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고, 또 다른 사람들이 핍박을 직면하고 있기도 합니다. 저희들은 4년 전에 종교활동을 하다가 걸린 것 때문에 지금까지도 많은 감시를 받고 있습니다.

저희들과 교제를 자주 하는 사람들은 경찰이 찾아가서 조사를 하곤 합니다. 비자를 연장 받을 때마다 제가 노동권과 비자 발급의 도움을 받고 있는 시사 학원의 현지 디렉터로부터도 종교 활동을 일절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도록 많은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힘들 때마다 중동 지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떠올려 봅니다. 그들에 비하면 저희들이 직면하고 있는 환경은 훨씬 더 양호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죠. 그래도 아직 복음화가 한 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는 이 땅을 바라볼 때는 전혀 위로가 되지 못합니다. 소망으로 일해야 하지만 부푼 소망보다는 현실의 암담함 때문에 절망감이 우리 마음을 압도해 버릴 때도 적지 않습니다.

1. 새로운 종교법이 통과된 지 이제 3년째가 되어 갑니다. 종교법에 의하면 세 번 이상 선교사들이 비자를 연장 받을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그 종교법이 어떻게 시행될지 모두가 긴장감을 가지고 지켜 보고 있습니다.

수도 비쉬켁에서 일하는 강형민 목사가 본인 이름으로 등록하던 교회의 재등록을 허가 받지 못해 소송을 했고, 11월 24일 오늘 재판을 받는 날입니다. 이 재판이 앞으로 교회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짐작할 수 있는 사건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 땅에서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교회에 대한 핍박이 줄어들며 복음의 문이 더 활짝 열리도록…….

2. 세워진 현지 형제 자매들을 통해 복음이 가족과 친구들과 이웃들에게 활발하게 전파될 수 있도록……. 가족과 이웃들에게 핍박 받고 시험 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견고한 믿음을 주시도록…….

3. 한국어 능력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이 한국에 속히 취업을 떠날 수 있도록, 그들에게 한국 회사들에서 속히 계약서가 보내질 수 있도록

4. 대학에 진학할 큰 아들 주찬, 고 3인 주진, 지구촌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어제 한국에 들어간 주영이가 홀로서기를 잘 할 수 있도록, 삶에 성실하고 하나님을 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5. 빈 둥지만 지키고 있는 저희 부부가 외로움을 잘 극복하고 성령으로 더욱 충만하여 지혜롭게 일할 수 있도록

2011년 11월 24일
죤과 안나 드림
2011-12-02 07: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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