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키즈스탄 소식

제목  5월 2일 소식
이름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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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큰 사랑과 우리의 지극히 작은 헌신



10년 동안 이곳에서 살면서 두 번에 걸려 큰 소요사태를 경험했습니다. 야생 양귀비인 튤립이 온 들판을 붉게 물들이는 2005년 4월 혁명으로 키르기즈 초대 대통령이 황급히 도주하는 일이 발생했고, 이번 2010년 4월에 발생한 제2의 튤립 혁명으로는 100여 명의 사망자와 500여 명에 이르는 부상자를 내었습니다. 수도 비쉬켁에서는 많은 쇼핑몰을 약탈하고 방화하는 폭력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제가 사는 오쉬 지역은 대체로 평화로운 편이었지만, 쿠르만벡 바키예프 전 대통령이 남부 도시로 도주하여 복귀를 노리는 등 불안한 긴장이 계속되다가 야당 지도자들의 단합과 바키예프 배척으로 더 이상 키르기즈스탄 땅에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된 바키예프는 황급히 카자흐스탄으로 망명했다고 합니다.



저희는 그 동안의 오쉬 지역 사역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두어 달 후에 키르기즈스탄에서 가장 척박하고 외딴 지역인 바트켄 지역으로 이사를 가려고 합니다. 바트켄은 키르기즈스탄의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여름은 대단히 건조하고 뜨겁고, 겨울은 대단히 추운 곳입니다. 바트켄은 도 소재지이지만 한국의 면 또는 읍 정도의 규모 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바트켄 주는 꽤 넓은 지역을 차지하고 있고, 지정학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위치에 놓여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트켄 전체 주 안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겨우 100 여 명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며칠 전에 바트켄에 집을 구하기 위해 미리 지역 조사를 갔었습니다. 적당한 집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데다가 마당 안에 수돗물이 들어와 있지 않은 집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바트켄에서 사는데 가장 어려운 문제는 수돗물이 집안에 있더라도 하루에 정오부터 두 시간만 물을 공급해 준다는 것입니다. 사막과 같은 지역에 비하면 그나마 좋은 형편이라고 생각하지만, 도시 가스도 없고 하수구 시설도 거의 갖추어 있지 않은 바트켄에서 사는 것은 저희에게 많은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사소한 문제들 때문에 힘들어 하는 저희 모습을 보면 우리가 너무 편안한 삶에 길들여져 있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사실 저희들에게는 한국에서 비쉬켁, 비쉬켁에서 오쉬로 왔던 것보다 오쉬에서 바트켄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 훨씬 더 힘들게 느껴집니다. 그 동안 그 지역에서 4년 동안 사역을 하던 네델란드인 가정과 단기로 사역하던 미국인 사역자가 있다는 소식 때문에 내심 많은 기대를 했었는데, 그들도 내년 초까지 아예 철수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 적지 않게 낙심이 되었습니다. 그야 말로 교제할 수 있는 외국인이라고는 아무도 없이 우리 가정만 있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저희를 보내시려고 하는 땅을 있는 그대로 보되 악평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다만 우리의 믿음이 겨자씨 한 알보다도 더 적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낄 뿐입니다. 한편으론 이번 여행을 통해서 무궁무진한 사역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현지인들은 타직 국경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비록 작은 규모이지만 바트켄 국립대와 경제, 법학 칼리지가 있어서 주변 원근 마을들로부터 젊은 청년들이 모여 와서 공부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들에게 한국어와 태권도를 가르치고, 그들의 고향에 방문하며 다양한 교제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쉬에서 그 동안 사역하던 일들은 조금씩 꾸준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태권도 사역도 켈디벡을 통해서 꾸준히 진행되고 있고, 소그룹 모임도 여러 지역에서 아주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선진국의 무미건조한 지식 중심의 신학을 최고로 생각하는 신학자들은 선교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초자연적인 현상들에 대해 귀를 막아버릴지도 모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현상을 믿고 의존하면 신비주의자나 기복주의자로 비하하며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늘날 특히 이슬람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사역자들의 마음을 흥분시킬 때가 많이 있습니다. 꿈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서 말씀하시기도 하시고, 환상을 통해 사람들에게 귀한 교훈을 가르쳐 주시기도 하십니다. 뿐만 아니라 생시에 정신이 완전히 깨어 있을 때에 예수님은 어떤 사람에게 찾아와서 그의 인생을 완전히 변화시키시는 일도 있었습니다. 사실 나는 이것이 초자연적인 현상이라고까지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살아계시는 예수님이 자신이 원하실 때 사람들에게 찾아오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요엘 선지자를 통해 약속하신 것처럼 성령을 남녀 종들에게 부어 주시겠다던 말씀은 초대 교회 오순절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약속이라고 믿습니다. 중요한 사실 하나는 주님은 대부분 믿는 사람들을 통해서 역사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기도하고 전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주님이 직접 찾아 오셔서 우리가 전하는 주님을 직접 확증해 주시는 것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우리가 수 년 동안 힘들게 고생하며 가르치고 훈련시켜야만 가능한 세계관과 가치관의 변화까지도, 주님은 매우 짧은 기간 내에 이루어 주시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반대로 꿈을 통해서 예수님을 보았거나 생시에 예수님을 보았다고 한 사람들 중에 지금까지 이슬람 종교를 버리지 못하고 전혀 변화되지 않고 있는 사람도 있고, 주변의 핍박과 계속되는 이슬람 교육 때문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사람도 흔히 있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복음을 듣고 있는 무슬림들이나 회개한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를 믿게 되었을 때 받게 되는 가정과 사회로부터 가해지는 핍박과 위협을 쉽게 극복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는 보이는 사람을 보이지 않는 하나님보다 항상 크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아는 어디나(Odina) 성도는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이후 성령이 충만해져서 남편에 대한 태도도 변하고,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의 비밀을 깨달아 기존의 세계관과 지식이 송두리째 변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불이익과 핍박에 대한 두려움까지도 한꺼번에 극복한 경우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복음의 열정이 대단히 강하다는 것입니다. 처음 나의 제자 중풍병자 미누라가 그녀에게 복음을 전할 때는 완강히 거부하며 핍박하였었는데, 그리스도를 만난 이후 그녀의 마음과 태도가 완전히 바뀌어 믿는 사람들을 친 가족처럼 사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주님은 초라한 신학지식으로 자신을 거부하며 주님의 능력을 신뢰하지 않는 자들에게보다 자신을 전적으로 믿고 신뢰하는 어리석은 자들에게 더 많은 은혜와 사랑을 베풀어 주십니다. 최근들어 어디나 성도의 남편이 거세게 핍박을 하고 있습니다. 미누라의 가정 안에서도 많은 핍박이 있습니다.

그 동안 이 지역에서 7년 동안 살면서 수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들 중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고, 그들 중 소수는 질고와 싸우다가 이미 우리 곁을 떠나 천국으로 터전을 옮긴 사람들도 있습니다.

대부분 돌밭에 뿌려진 씨앗처럼 끝까지 인내하며 말씀대로 살지 못하고 핍박을 극복하지 못한 채 떠나 버리거나, 가시떨기에 뿌려진 씨앗처럼 재물에 대한 욕심과 이 세상 삶의 염려를 극복하지 못하고, 착하고 순전한 마음으로 자신의 인생을 주님께 온전히 맡겨 드리지 못한 채 교회를 떠나거나 러시아로 취업을 떠나 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신비한 떡을 먹고도 자신들의 이기적이고 세상적인 욕망을 채워 주지 않는 주님께 실망하고 주님을 더 이상 따르지 않고 떠나 버린 많은 사람들처럼 내게도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어떤 어려움과 가난이 있어도 끝까지 주님을 버리지 않고 섬기고자 하는 아주 적은 무리의 사람이 있습니다. 부끄러워서 아무에게도 자랑스럽게 드러내 놓고 말할 수 없는 적은 열매이지만, 나는 나보다 더 주님을 사랑하는 아주 적은 그들 때문에 행복합니다. 이제 내가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 하나는 더 많은 헌신과 주님께 대한 더 온전한 사랑을 직접 그들에게 보여주는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누가 가라고 하지 않는데도 나는 더 구석지고 외진 곳으로 가볍게 발걸음을 옮길 수 있습니다. 내가 고생해 가며 직접 두 손으로 힘들게 지은 큰 집을 버리고 더 먼 곳으로 이사를 가는 것도 전혀 서운하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내 마음은 한국에서 이 나라에 왔을 때보다, 그리고 수도에서 지방 도시로 왔던 것보다, 지금 이 지방 도시에서 더 황폐하고 외진 이 나라의 끝자락으로 갈 때 더 많은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주님이 그곳에 너무 간절히 가시고 싶어하시는 것을 내가 누구보다도 더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곳은 주님이 가서 복음을 전하고 싶어하시는 곳, 아직 한 번도 복음을 들어보지 못하고 지금까지 역사상 한 번도 복음을 들어볼 기회를 가져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있는 곳입니다. 내가 그곳에 가서도 얼마나 성공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는 아는 바가 전혀 없습니다. 내가 확신하는 한 가지는 주님의 말씀처럼 한 알의 밀알인 나의 가족이 땅에 떨어져 죽은 이후에는 많은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변함 없이 끝까지 붙들고 있는 말씀은 오로지 그것입니다.

바트켄에서 거처할 집을 미리 찾고 헤맬 때, 힘들고 지친 저희 마음에 주신 주님의 말씀 중 하나를 나누겠습니다.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우리 가정이 가고자 하는 곳은 물론 주님이 가고 싶어하는 곳입니다. 주님은 자신이 가시려고 했던 모든 도시들과 마을들에 제자들을 보내셨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도시와 마을들이 주님이 가시고 싶어 하신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그런데 바트켄과 그 주변 도시와 마을들에 복음을 가지고 살기 위해 오는 사람들은 지극히 적은 사람들 뿐입니다. 사실 우리 가정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이곳에 오면 안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님의 음성을 외면한다면 다른 사람들도 분명히 주님의 음성을 외면할 것이고, 그럼 누가 주님의 안타까운 마음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흔들림 없이 순종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어린 양이 인도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는 자들로 사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행복하고 영화로운 삶이라는 것을 저희 삶의 고백하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발달된 화려하고 편안한 사회를 포기하고 원시 사회로 들어가는 것은 자신의 삶을 전적으로 부정하고 죽이는 것임을 발견하게 됩니다. 더 높은 지위, 더 편안하고 영광스러운 자리를 추구하며 나아가는 대신 우리가 선택하고 나아가야 할 곳은 더 천하고 가난하고 불편한 자리어야 함을 다시 한 번 확신하게 됩니다.



기도 제목

1. 이곳의 정치와 사회가 안정이 되고, 정직한 정치 지도자들과 공무원들이 세워지도록

2. 종교법이 사라지고 외국인을 위한 노동법과 비자법이 개선되도록

3. 복음이 다다르지 못한 키르기즈스탄의 모든 도시와 마을들에 전도자들을 보내 주시도록

4. 핍박 중에 있는 키르기즈 형제 자매들의 믿음을 견고케 하시고, 더욱 담대히 복음을 전하도록, 특히 어디나를 핍박하는 그녀의 남편과 큰 아들, 미누라를 핍박하는 그녀의 큰 오빠와 형제들을 변화시켜 주시도록

5. 새로 믿게 된 자매들의 믿음이 견고하게 서 가고, 그리스도를 위해 헌신하도록

6. 오쉬의 집을 빨리 처리하고, 바트켄에서 생활할 셋집을 빨리 찾을 수 있도록

7. 바트켄에서 많은 젊은 학생들을 만나 제자로 세워 그들의 고향으로 파송할 수 있도록

8. 한국에 남은 주찬, 주진이가 성령 안에서 영육 간에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2010-05-02 23: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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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준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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