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키즈스탄 소식

제목  2009년 안식년 소식
이름  최
첨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평안을 기원합니다.

벌써 9년간의 사역을 마치고 안식년을 보낼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키르기즈스탄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에 지난 9년 동안 겪었던 일들을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9년이 저에게는 그렇게 짧지 않았나 봅니다. 그동안 전혀 생소한 세 가지 언어(러시아어, 우즈벡어, 키르기즈어)를 배웠고, 적지 않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정말로 신실한 제자들을 양육하였고, 여러 사람들이 예수를 그리스도로 영접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내가 가는 곳마다 만나고 복음을 나누었던 사람들과 시간들이 하나도 어렴풋하지 않습니다.

한 사람도 내게는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그들 모두를 예외 없이 천국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그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저절로 흥분합니다. 눈물과 간절한 마음으로 복음을 나눈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들 중에는 아직까지도 복음을 영접하지 않은 친구처럼 소중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내가 떠나올 때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선물을 가져다 준 루스탐 형님의 사랑을 기억하면 마음이 시려 옵니다.

내가 베푼 사랑보다도 더 많은 사랑을 그들로부터 받았습니다.

한편 내가 35년을 살면서 겪었던 그 어떤 스트레스와 고통보다 더 많은 것을 겨우 9년 동안 겪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정신이 아찔해집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소름이 끼쳤던 것은 건물을 흔들어 놓는 여러 번의 지진이었습니다. 실제로 두 번의 강진으로 여러 사상자들과 이재민들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또 하나는 혁명이 있었고, 그 와중에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노리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야 알게 되었습니다. 혁명 기간 내내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전화 메세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키르기즈스탄의 정치는 불안정합니다. 언제 또 다시 혁명이 발생할지 모를만큼 부정부패가 심하고, 야당들에 대한 압박이 지나칩니다.

한 선교사가 시장에서 경찰에게 무고히 구타를 당한 사건도 적지 않은 고통을 안겨 주었습니다. 이 사건을 잘 극복하기는 하였지만, 아직까지 한 선교사에게 우울증 증세가 좀 남아 있는 듯 합니다.

매년마다 노동권 연장과 비자 연장의 어려움은 극에 달할 정도이고, 해가 바뀔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선교사들이 매년 받는 스트레스는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야외에서 교회 모임을 하다가 KGB에게 적발되어 진술서를 쓰고, 아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풀려난 적도 있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지내는 동안 위와 같은 모든 스트레스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 기분입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마음 상태가 느슨해져서 영적 잠에 빠질까 염려가 됩니다.

이제 한국에서는 세속적인 가치관과 형식적이고 율법적인 종교 생활 때문에 저으기 염려가 됩니다.

바벨론처럼 변해버린 한국 사회와 모든 것의 가치를 돈으로 계산하는 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한 없이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보름쯤 많은 긴장을 하는 가운데, 우리의 마음을 가다듬으니 좀 정신이 드는 것 같습니다.

선교지에서 남과 경쟁하지 않으려고, 인생을 걸쳐 충성을 해 보려고, "여유 있고 착실한 마음"을 최고의 좌우명으로 삼았습니다.

그것이 한국 사람들에게는 별로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왠지 앞으로 1년 동안 한국에 있는 시간이 우리들에게는 천금같이 중요한 시간처럼 여겨집니다.

두 아들은 자기들이 태어난 땅에 돌아와 새 뿌리를 내릴 것입니다.

저희들은 지금까지 그 어떤 때보다도 힘들어져 가는 선교지의 상황을 직면해야 합니다.

현재 키르기즈스탄에서는 지금까지 여러번 국회에서 통과시켰으나 대통령이 거부했던 강화된 종교법이 대통령의 승인을 받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교회 등록이 대단히 어려워질 것입니다. 교회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한 지역에 한정된 200명의 성도들이 있어야 하며, 등록되지 않은 모든 가정 교회들의 예배 모임, 기도 모임, 종교 모임을 금지시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종교를 전파하기 위한 책자나 전도지를 배포할 수 없고, 선교사의 비자 기간을 제한하였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복음 전도와 가정 교회의 사역에 많은 위협을 받았는데, 이제는 새로운 종교법이 통과되면서 경찰들과 주민들의 위협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님의 재림과 천국을 구체적으로 바라보지 않고는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고 있습니다.

임박한 종말론에 시달린 한국 교회는 막연한 종말론에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막연한 종말론은 그리스도의 재림의 때에 살아가는 성도의 모습을 상실하고, 그 날들의 시대적인 성격을 모른 채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리스도의 재림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막연한 종말론은 성경의 구체적인 예언은 깨달으려고 하지도 않고, 그 성취를 기다리지도 않으며, 세상의 재물이 주는 달콤한 쾌감을 즐기며, '막연히 예수가 언젠가는 오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막연한 종말 사상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재림의 때에 있을 시련에 대해서는 눈을 감아버립니다. 그 날들에 있을 무서운 영적인 전쟁에 대해서 아무 것도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벌써 저쪽 너머로부터 밀려오는 거대한 영적 싸움의 물결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 세상 일에만 모든 관심을 두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는 믿음의 본질(알멩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의 삶, 거룩, 사랑)은 무가치하게 여기고 껍데기(교회 생활과 기복적인 예배, 율법적인 생활)에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내가 한국 교회에서 들은 설교의 90% 이상이 단지 교회에서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종교적인 용어들과 성경의 사상과 정확히 맞아 떨어지지 않는 세속적이며, 균형을 잃어버린 설교들이었습니다. 말은 화려한데 전체 성경과는 잘 맞지 않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러한 설교들은 성도들을 종교인으로 만들 수는 있지만, 그리스도의 제자로 만들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이러한 영적 흐름은 단지 한국 교회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선진국 교회들의 경향입니다.

이것은 내부자(insider)이면서 외부자(outsider)로서 내가 한국 교회를 보는 관점입니다.

밤이 깊어가면서(해가 갈수록, 그리고 그 날이 가까워질수록) 대부분 한국 교회도 점점 더 깊은 잠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국 교회의 상태는 선교사 모두에게 위협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선교사로서 안밖으로 느끼는 위기감입니다. 언젠가는 선교하기에는 정말로 곤란한 세월이 올 것인데, 그 날들이 너무 빨리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사실 나는 "키르기즈스탄에서 열심히 선교를 하다 쫓겨나면 다른 나라로 가면 되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사역하고 있습니다. 물론 최대한 지혜롭게 사역을 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런데 막상 생각을 해 보면 내가 가서 사역을 할 수 있는 지역들과 종족들의 문이 점점 더 닫혀져 가는 것 같습니다.

나는 내 자녀들이 비록 위험하고 힘들지만, 나를 따라 선교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들이 선교사가 되었을 때 변화되었을 세계에서, 과연 그들이 어느 나라에 가서 어떻게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면 아찔한 마음이 듭니다.

나는 앞으로의 사역을 다시 새로운 방향에서 개척해 나가려고 합니다.

마흔네살이 되었지만 전혀 생소한 용접 기술을 배우고, 그 기술을 현지 그리스도인들에게 가르쳐서 사랑과 신실함으로 봉사하며 복음을 전하는 그리스도인들, 자립하는 교회 지도자를 양육하려고 합니다.

나는 한국 교회가 더욱 겸손해지고, 더욱 낮은 곳에서 섬기며,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받는 것을 세상의 그 어떤 보화보다도 가치 있게 여기는 믿음을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를 후원해 주는 교회들이 한결같이 이런 믿음직한 교회들이라면 우리 선교사들도, 우리의 자녀들 모두도 선교지에서 그 어떤 고난이 있을지라도 전혀 어렵지 않게 승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도제목

1. 강화된 종교법에도 불구하고 키르기즈스탄의 성도들이 더욱 지혜롭고 충성스럽게 복음을 전하도록

2. 평화교회의 지도자 켈드벡이 가정교회 지도자들을 잘 훈련하고 가정 교회들을 잘 양육하도록

3. 안식년 기간 동안 꾸란과 종말론 연구를 마칠 수 있도록

4. 용접을 잘 배울 수 있도록

5. 아이들(주찬, 주진, 주영)이 한국 사회와 학교 수업에 잘 적응하도록

6. 한국 교회가 형식적이고 율법적인 종교생활에서 깨어나서 그리스도의 재림을 준비하는 충성스러운 종으로 섬기도록



2009년 1월 20일



죤, 안나, 찬진영

2009-01-30 07:31:57
이름
내용
비밀번호
현재 부산에 거처를 마련할 계획으로 계십니다. 010-9531-3244
의견글삭제하기


       

관리자로그인~~


번호

글제목

첨부

성명

작성일

조회

21  12월 소식입니다. 2011-12-02 939
20  10월 선교편지 2011-10-06 943
19  귀국하며 전해드리는 소식 / 6. 18 2011-06-17 1089
18  선교 소식 2011-02-07 1071
17  2011년을 며칠 앞두고 2010-12-29 1115
16  키르키즈 소식 ... [1] 2010-07-21 1343
15  기도제목 드립니다. 2010-05-21 1349
14  5월 2일 소식 ... [1] 2010-05-02 1212
 2009년 안식년 소식 ... [1] 2009-01-30 1422
12  키르키즈에서 여름 편지 2008-08-29 1416
11  키르키즈에서 신년 소식입니다. ... [1] 이근도 선교 2008-01-29 1870
10  연말 인사 ... [1] 최성현 2007-12-17 1746
9  10월 소식 최성현 2007-10-15 1829
8  회개와 선한 행위에 대한 고찰( 이번 추석에 메일로 받은 내용입니다.) 2007-09-27 1771
7  새 해 소식 ... [1] 첨부화일 : Dsc01190.jpg (1490762 Bytes) 죤 리 2007-01-05 2218

[맨처음] .. [이전] [1] 2 [3] [다음] .. [마지막]